
분산·공장생산으로 전력 수요 급증 대응
2026년 9월 7일, 혁신형소형모듈원자력기술개발사업단 김한곤 단장은 투데이에너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 기후 대응,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풀 수 있는 현실적 카드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제시했다. 핵심 결론은 명확하다. SMR은 50~300MW급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설치하는 방식으로 전력공급을 탄력적으로 늘리면서도, 기존 대형 원전 대비 설치 속도와 비용 효율성, 안전성 측면에서 정책 활용 가치가 크다.
이 판단은 기술적 가능성과 국제 경쟁 구도, 국내 전력 체계의 현실을 함께 살필 때 정책 우선순위를 재설정할 만한 근거를 제공한다. SMR의 장점과 한계라는 문제 제기는 구체적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고밀도 전력 수요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환경에서 중앙집중형 대규모 발전에만 기댈 경우, 공급 병목과 비용 확대가 불가피하다.
김 단장은 미국·중국·영국 등 3개국이 이미 SMR 연구개발과 실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술 선점 경쟁이 곧 공급망과 건설 역량 확보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정책이 이 지점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간단하다.
정부와 산업이 SMR을 어떻게 배치하고 규제하며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것인가다. 수요 측면부터 살펴보면, AI로 대표되는 디지털 인프라의 전력 소요는 지역적·시간대별 변동이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전송 장비의 전력 소비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왔으며, 이러한 인프라 단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안정적 전원을 전제로 한다. SMR은 공장 제작 모듈을 현장으로 운송해 설치할 수 있어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데이터센터 인근에 분산 배치해 송전 손실과 추가 인프라 비용을 줄인다. 이 구조는 기업의 전력 계약 방식과 지역 전력요금 체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가 연간 수백 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기존 송전망 증설만으로 대응하면 수천억 원의 추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반면, 현장 인근 SMR 배치는 그 투자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 안전성과 기술적 특징 측면에서 김 단장은 SMR이 피동(수동) 안전 계통을 갖춰 중대 사고 가능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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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대류나 중력 같은 물리법칙에 의존한 안전 장치가 적용되는 SMR 모델은, 일부 대형 원전 설계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능동 안전 시스템 의존도를 줄인다. 그 결과 비상정지·냉각 체계가 단순화되고, 유지보수 및 운영인력 구조도 달라진다. 자연재해나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는 점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다만 이 안전 논의는 설계별 차이를 전제로 해야 하며, 규제기관의 엄격한 심사와 실제 실증 데이터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설계 단계의 안전 특성이 운영 단계까지 온전히 유지되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규제 체계의 몫이다.
안전성과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의 역할
국제 경쟁과 공급망 측면에서는 미국·중국·영국 등 주요국의 SMR 투자 확대가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원자력 공급망 재편을 의미한다. 모듈 공장 건설, 핵연료 공급·관리, 규제 적합성 인증은 모두 국가별 경쟁력 요소다. 한국이 SMR 시장에서 뒤처지면 핵심 부품과 공장 수주 기회를 잃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외 표준 규격을 주도할 기회도 함께 사라진다. 김 단장은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역할을 유지하려면 연구개발·실증·제조 역량을 빠르게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영국의 롤스로이스 SMR 컨소시엄, 중국의 국가원전기술공사(SPIC) 등이 자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규격 선점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 설계 역량 없이 추격자로만 머문다면 수출 기회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SMR은 단순한 발전원 추가가 아니다. 한 지역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서 연간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신속히 현장 인근에 SMR을 배치하면 송전선 증설 비용과 승압 설비 투자 수요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지역 산업단지의 경제성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원전 주변 주민과의 사회적 합의, 안전 기준, 폐기물 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지역 갈등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산 배치의 이점이 실현되려면 기술적 준비만큼이나 제도적·사회적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SMR 추진에 대한 전형적 반론은 비용 대비 효율성, 핵폐기물 관리, 안전성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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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측면에서 초기 모듈 공장 건설비와 인증 비용은 적지 않다. 그러나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누적 생산량이 늘어나면 단위당 건설비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핵폐기물 문제는 SMR이 해결책을 자동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폐기물 관리 정책과 중간 저장·최종 처분 계획이 SMR 도입과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안전성에 대한 반론은 설계별 실증 데이터가 충분히 공개되고 규제기관의 장기 검증이 뒤따를 때 설득력이 줄어든다. 이 논쟁은 기술적·사회적 검증이 모두 충족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정책 방향을 짚어보면, 단기적으로 정부는 SMR 실증 사업과 규제 샌드박스, 지역 수용성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기존 전력계획과 연계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배치할지 구체적인 지도를 그려야 한다.
산업 관점에서는 공장 제작 역량 확보와 핵심 부품의 국내 조달 비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지역 주민 참여, 투명한 안전 정보 공개, 폐기물 관리 로드맵 제시가 핵심이다.
모듈당 생산단가가 어느 수준까지 하락하는지, 국제 규격과 인증 절차 표준화가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지는지, 탄소중립 정책과의 연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되는지—이 세 변수가 한국 SMR 전략의 성패를 가른다.
정책·사회적 영향과 향후 과제
SMR이 AI 시대의 전력 문제와 에너지 안보 과제에서 유의미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은 타당하다. 그러나 이는 기술 자체의 우수성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정책 의지와 규제 체계 정비, 산업 생태계 구축, 지역사회 합의가 동시에 움직여야 SMR의 잠재력이 현실로 전환된다.
독자에게 남기는 질문은 이것이다. 한국이 SMR을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산업적 기회로 전환하려면, 규격 선점을 위한 실증 사업을 언제, 어떤 지역에서, 어떤 규제 체계 아래 시작할 것인가.
에너지·산업 관련 법률 및 주의사항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특정 개인이나 기업의 투자·사업 의사결정을 대체하지 않는다. 에너지·산업 분야의 투자 또는 사업 추진을 고려할 경우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고, 에너지법, 전기사업법, 산업발전법, 탄소중립기본법 등 관련 법령과 최신 규제·고시를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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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제시된 전망과 기술적 분석은 현재 공개된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한 평가이며, 상황과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관련 법령과 고시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공식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FAQ
Q. 일반 시민이 SMR 도입으로 어떤 영향을 체감하나
A. 지역에 SMR이 배치되면 전력 안정성과 전기요금 체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산업용 전력 수요가 높은 지역은 송전 인프라 비용 절감 효과로 산업 경쟁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SMR 부지 인근 주민은 안전성 정보, 비상대응 계획, 폐기물 관리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공론화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보상·이익 공유 모델이 마련되면 지역 경제에 실질적 편익이 돌아올 수 있으며, 이 모델의 설계 수준이 주민 수용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Q. SMR의 안전성은 기존 원전보다 낫나
A. SMR 설계는 피동(수동) 안전 계통을 적용해 일부 사고 시나리오에서 중대 사고 가능성을 낮추도록 설계된다. 자연대류·중력 같은 물리 원리에 의존하는 방식은 외부 전원이나 운전원 개입 없이도 냉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론적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안전성은 설계·운영·규제의 결합 결과이므로, 설계 특성만으로 안전 수준을 단정할 수 없다. 규제기관의 엄격한 인허가 심사, 실증 데이터 공개, 장기 운영 사례 축적이 전제될 때 비로소 안전성 주장이 실질적 근거를 갖는다.
Q. 기업이나 지자체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기업은 전력 수요 패턴을 재분석하고 SMR을 포함한 공급 옵션별 비용·리스크를 비교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전력 계약 구조가 바뀔 경우에 대비해 장기 조달 전략도 미리 검토해야 한다. 지자체는 지역 수용성 확보를 위한 공론화 절차와 비상대응 계획, 인프라 연계 방안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인증·규제 체계 정비와 실증 프로젝트 지원, 국내 부품 산업 생태계 조성 정책을 우선 배치해야 하며, 특히 규제 샌드박스의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절차를 조기에 확정하는 것이 실증 사업의 속도를 좌우한다.
※ 이 기사는 투데이에너지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