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안성 서일농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농원 곳곳을 채운 약 2,000개의 전통 옹기다. 지난 9월 9일 이곳을 찾은 한국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협회 소속 인플루언서 7명은 그 옹기들 사이에서 청국장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한 명인의 긴 시간을 함께 기록했다.
■ 1996년부터 이어온 발효 농원
서일농원은 대한민국식품명인 제62호 서분례 청국장 명인이 1996년부터 운영해 온 전통 발효식품 전문 농원이다. 참가자들은 서분례 명인으로부터 청국장의 유래와 전통적인 제조 방법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었다.
설명은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콩을 삶고 발효하는 과정과 장류가 숙성되는 공간을 차례로 살펴보며,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발효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한 참가자는 서분례 명인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청국장 제조 과정뿐 아니라 오랜 기간 서일농원을 운영하며 전통 발효식품을 지켜온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며 “제품 자체뿐 아니라 명인의 삶과 제조 철학을 함께 전달하는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명인 11명의 식탁
농원 체험에 이어진 오찬 자리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식품명인 11명이 함께했다. 명인들은 청국장과 식혜, 유과·약과, 김치, 부각, 떡, 막걸리 등 다양한 전통식품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전통식품을 맛보는 것과 함께 재료와 제조법, 각 지역의 식문화에 얽힌 설명을 들으며 식품명인의 기술과 전통식품의 특징을 살폈다. 한 끼 식사가 전국의 전통식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된 셈이다.
■ 7명의 인플루언서가 남긴 기록
이날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K-미식 여정’의 세 번째 프로그램인 ‘대한민국식품명인을 만나는 미식 여행’으로 마련됐다. 협회 소속 식품·여행 분야 인플루언서들은 현장에서 들은 명인의 설명과 제조 과정, 전통식품, 서일농원의 공간 등을 각자의 콘텐츠 특성에 맞춰 기록했다.
그 결과물로 참가자들은 블로그와 SNS 등에 10건 이상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게시했다. 한 협회 회원은 “명인들을 직접 만나 전통식품을 만들어 온 과정을 들으면서 한 사람의 경험과 기술이 우리 식문화의 중요한 기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현장에서 경험한 내용을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전국 44곳으로 이어지는 여행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전국 식품명인이 운영하는 전통식품 제조·체험시설 등을 연결한 ‘대한민국식품명인을 만나는 미식 여행길’을 공개했다. 여행길에는 경기·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 등 6개 권역에 위치한 44개 체험·관광시설이 포함됐다.
대한민국식품명인은 전통식품의 제조·가공·조리 기능을 보유하고 이를 계승·발전시켜 온 장인을 국가가 지정하는 제도로, 현재 88명의 식품명인이 활동하고 있다. 협회는 식품명인의 기술뿐 아니라 전통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명인의 삶, 지역의 식문화 등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로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 명인과 지역 크리에이터를 잇는 다음 단계
협회는 향후 대한민국식품명인 관련 단체 및 관계 기관과 소통하며 지역별 식품명인과 크리에이터가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 협력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가 가까운 식품명인의 제조 현장과 체험시설을 직접 방문해 전통식품과 지역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서일농원에서 7명이 해본 기록 작업을 전국의 명인 현장으로 넓히는 구상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국어 콘텐츠와 지역 미식·관광 정보를 소개하는 콘텐츠 제작 가능성도 함께 검토한다. 지역 미식관광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관광기관, 전통시장, 로컬 브랜드 등과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한국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협회 유영준 회장은 “대한민국식품명인들은 전국 각지에서 오랜 시간 우리 고유의 식문화와 제조 기술을 이어온 분들”이라며 “명인의 제품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기술과 삶, 지역의 이야기를 콘텐츠를 통해 알리는 데 회원들과 함께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미식 여행 참여를 시작으로 식품명인과 지역 크리에이터가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전통식품과 지역의 이야기를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