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표결서 60표 확보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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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글로벌 거시경제 악재의 거센 파도가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동발 안보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널뛰기를 계속하는 가운데, 미 국채금리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미국 의회로 쏠린다. 가상자산 규제 체계의 판도를 바꿀 ‘클래리티(CLARITY)법’이 마침내 상원 표결이라는 최대 분수령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대외 악재에 발목 잡힌 비트코인… '역프리미엄' 진입
15일 가상자산 시장은 매수세가 위축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에서 1억500만 원 선 주변에서 맴돌고 있으며, 달러 기준 8만 달러 선을 밑도는 모양새다.
이 같은 약세의 주요 원인은 원자재 시장과 채권 시장의 불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파이프라인의 드론 공격 여파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탔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014%까지 치솟으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무위험 자산인 국채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대표적 위험자산인 암호화폐의 매력도가 떨어졌다.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보다 가격이 낮은 ‘마이너스 김치프리미엄(-0.02%)’ 현상까지 나타나며 국내 투자심리의 냉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다만 뉴욕증시에서 이어진 ‘AI 속도조절론’으로 기술주 매도세가 나오면서 일부 대안 자산 수요가 발생해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등 알트코인은 소폭 반등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클래리티법 토론종결 표결… ‘60표의 벽’ 넘을까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당장 걷어낼 수 없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업계가 기대를 거는 유일한 돌파구는 미국 규제 당국의 법적 모호성 해소다. 현지시간 15일 미 상원은 클래리티법의 본회의 토론을 시작하기 위한 절차표결(Cloture Vote)을 진행한다.
법안이 본격적인 심의 단계에 진입하려면 상원 전체 100석 중 60표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공화당 의석이 53석인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이나 무소속에서 최소 7표 이상의 이탈표(찬성표)를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최종 초안에는 민주당의 요구사항 126건이 전격 반영되며 통과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주요 수정사항은 다음과 같다.
초강력 윤리규정 채택: 대통령·부통령·의원 등 고위 공직자 및 배우자의 가상자산 투자 이해충돌을 엄격히 제한하며, 주(州) 법무장관에게 강력한 단속 권한을 부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윤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스테이블코인 서킷브레이커 도입: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지역 은행에서 대규모 예금 이탈(Bank Run)이 발생할 경우 미 재무장관이 스테이블코인 리워드 지급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 18개월 시한의 ‘비상 브레이크’ 권한을 마련했다.
개발자 민사상 세이프하버(Safe Harbor):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대한 불필요한 송금업 등록 의무 범위를 축소하여 기술 혁신 저해를 방지했다.
이 같은 절충안이 공개된 직후 예측시장인 폴리마켓에서는 연내 클래리티법 통과 가능성을 가리키는 확률이 기존 12~22% 수준에서 30~32%대까지 급상승했다.
규제 쇄신 대 거시경제 악재… 시장 영향은?
전문가들은 이번 표결이 가상자산 산업의 장기 성방향을 가르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본다. 그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의 관할권 다툼으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제한받아왔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감독 주체가 명확해져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대폭 향상된다. 하지만 절차표결을 통과하더라도 곧바로 암호화폐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남아있는 의회 일정이 타이트한 데다, 고유가와 고금리로 인한 경기 위축 우려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어서다.
결국 클래리티법의 핵심 가치는 자산 가격의 단기 부양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짓눌러온 '규제 불확실성'이라는 거대한 악재 하나를 제거하는 데 있다. 전쟁과 금리라는 대외 악재 속에서 클래리티법이 첫 관문을 통과해 침체된 투심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주시하고 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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