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쉬워지는데 농업현장에서는 왜 어렵게 느껴질까?
생성형 AI의 사용법은 갈수록 간편해지고 있다. 질문을 입력하면 글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이미지까지 생성하는 시대다. 하지만 농업현장에서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PC로 어떻게 옮기는지, AI가 만든 자료는 어디에 저장됐는지, 가입과 로그인은 무엇이 다른지, 인증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가 AI 활용의 첫 번째 장벽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주목한 디지털전환·AI 활용 교육이 충남 보령에서 진행됐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한 ‘2026년 만세보령농업대학’에서는 9월 9일 정보화교육장에서 교육생 19명을 대상으로 ‘디지털전환과 AI 활용 기본 환경 만들기’를 주제로 4시간 동안 교육을 운영했다.
이번 교육은 생성형 AI의 기능을 빠르게 익히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AI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터넷 환경과 PC·스마트폰 활용, 계정 생성, 브라우저 설정, 로그인과 인증, 기기 간 연동, 다운로드 파일 관리 등 디지털 기초환경을 직접 구축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뒀다.
핵심은 분명했다. AI가 아무리 쉬워져도 사용자가 AI에 접근하고 결과물을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현장 활용에는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PC를 함께 사용하는 일이 많은 농업인에게 기기와 서비스가 서로 연결되는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것은 AI 활용을 위한 선행 과정이라는 점을 교육 전반에서 다뤘다.
“AI를 만나는 통로는 인터넷”…AI 교육보다 먼저 시작한 디지털전환
강의는 농업현장에서 디지털전환 교육과 AI 활용 교육을 진행해 온 농업경영 전문 교육기관 좋은세상바라기(주) 최병석 대표가 맡았다. 구글 공인 트레이너이자 경영학박사인 최 대표는 농업과 경영에 디지털 기술과 AI를 접목하는 실무 중심 교육을 진행해 왔다.
이날 교육에서 주목한 것은 ‘AI를 어떻게 잘 사용할 것인가’에 앞서 ‘AI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AI를 만나는 통로는 인터넷이며 이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수단이 스마트폰과 PC다. 따라서 스마트폰에서 확인하거나 만든 자료가 PC에서도 활용될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PC에서 작업한 정보를 스마트폰에서도 이어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AI가 만들어 준 문서나 이미지 등의 결과물을 내려받는 것만으로 작업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파일이 어느 위치에 저장됐는지 찾고, 필요한 폴더로 이동시키고, 다시 불러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파일 관리 능력이 갖춰져야 생성형 AI의 결과물을 농업경영과 업무에 연결할 수 있다.
교육에서는 이 같은 관점에서 디지털전환 시대의 AI 활용 사례와 운영 방법을 먼저 살펴본 뒤 구글 지메일 계정 생성 과정으로 이어졌다. 이메일 계정은 단순히 메일을 주고받는 수단을 넘어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에 가입하고 본인을 인증하며 여러 기기의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 결국 농업현장에서 AI 활용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AI 자체의 복잡성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AI에 접근하기 전 거쳐야 하는 디지털 과정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 계정부터 크롬 동기화까지…‘디지털 기본기’를 직접 만들다
교육생들은 인터넷 브라우저의 개념을 이해하고 구글 크롬에 직접 로그인하는 과정을 실습했다. 이어 크롬 브라우저의 기본 설정을 점검하면서 즐겨찾기 설정, 기본 브라우저 지정, 다운로드 위치 설정 등을 진행했다. 평소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단순해 보이는 과정이지만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단계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브라우저에 로그인하고 동기화 환경을 구축하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웹사이트와 설정 등을 여러 환경에서 보다 일관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운로드 위치 설정은 AI 활용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파일 관리 문제와 직결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미지나 문서 등을 만들더라도 저장된 위치를 찾지 못하면 후속 작업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무엇을 생성할 수 있는가’뿐 아니라 ‘생성한 결과물을 어디에서 찾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익히는 것이 실무형 AI 교육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스마트폰과 PC의 연동도 주요 교육 내용으로 다뤄졌다. 농업현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자료를 PC로 옮겨 문서 작성이나 홍보 콘텐츠 제작, 경영자료 관리 등에 활용하려면 기기 간 연결과 데이터 이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날 교육이 계정과 브라우저, 동기화, 다운로드와 같은 기초 과정에 집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AI 서비스를 하나 더 배우는 방식이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와 AI 도구를 스스로 이용할 수 있는 공통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가입·로그인·인증의 벽 넘어 제미나이까지…AI 활용 환경 완성
농업인을 비롯한 디지털 이용자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주 마주치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가입과 로그인, 인증 과정이다. 서비스마다 계정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 기존 계정을 이용할 수 있는지, 비밀번호는 무엇인지 등을 구분하지 못하면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번 교육에서는 ‘구글로 가입하기’와 ‘구글로 로그인하기’를 실제 활용 과정과 연결해 익히도록 했다. 또한 카카오톡 QR코드를 활용해 스마트폰과 PC를 연동하고 로그인하는 방법도 실습했다. QR 로그인을 이해하면 스마트폰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를 PC 환경으로 확장하는 과정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스마트폰과 PC를 별개의 기기로 사용하는 데서 벗어나 하나의 연결된 디지털 업무환경으로 활용하는 경험인 셈이다.
디지털 기본환경 구축 이후에는 생성형 AI 활용으로 교육 범위를 확장했다. 교육생들은 구글 제미나이 계정을 설정하고 프롬프트를 활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보는 실습을 진행했다. 이 과정은 계정 생성과 로그인, 브라우저 설정에서 시작한 교육이 실제 AI 서비스 이용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실습이었다. AI에게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의도와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결국 이날 교육의 흐름은 ‘AI부터 배우는 교육’이라기보다 ‘AI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환경을 만드는 교육’에 가까웠다. 디지털 기초환경을 구축하고 그 기반 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도록 단계적으로 연결한 점이 특징이다.
농업 AI 전환의 출발점은 기술보다 ‘사용할 수 있는 환경’
농업의 디지털전환은 특정 AI 서비스를 한두 번 사용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농업인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저장하며 스마트폰과 PC 사이에서 자료를 이동하고, 계정을 관리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로그인하며 AI가 만든 결과물을 다시 농업경영에 활용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2026년 만세보령농업대학’ 교육은 농업인 AI 교육의 출발점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생성형 AI의 화려한 기능보다 먼저 인터넷과 브라우저, 계정, 동기화, 로그인, 인증, 다운로드 등 디지털 환경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AI 서비스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사용법을 처음부터 가르치는 방식만으로는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 반면 계정과 브라우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파일 관리, 기기 간 연동 같은 공통적인 디지털 원리를 이해한다면 새로운 도구를 접할 때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구글공인트레이너 최병석 대표가 농업과 경영, AI를 연결하면서 기본적인 디지털전환 환경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지점에 있다. AI 활용의 격차는 어떤 생성형 AI의 이름을 알고 있느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스스로 접속하고 설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역량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에서 진행된 4시간의 교육은 구글 계정을 만들고 크롬을 설정하는 기초 단계에서 출발해 스마트폰과 PC를 연결하고 구글 제미나이를 활용하는 단계까지 이어졌다. AI가 쉬워지는 시대일수록 ‘AI 사용법’만큼 중요한 것은 AI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다. 농업현장의 AI 전환 역시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 스스로 디지털 도구를 다룰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이번 교육이 던진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농업현장의 AI 활용을 확대하려면 “어떤 AI를 가르칠 것인가?”와 함께 “농업인이 AI를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를 맡은 최병석 대표는 경영학박사이자 구글 공인 트레이너로, 농업경영 전문 교육기관 좋은세상바라기(주)를 통해 농업현장에서 디지털전환과 AI 활용을 접목한 실무 중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