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참깨 떼먹기
-사랑·8
볶은 통깨를 먹이다가
주름 깊은 그대 입가에
눈먼
참깨 몇 알
엄지와 검지로
떼
내 입에 넣는다
젖이 모자랐던
갓난이 입가의 밥물을
마치
생각 없는 손가락이
자꾸만
훑어
먹었듯이
희끗하니 떠난
그대의 세월이
삼베 주름으로 내게 와
물 같아서
바람 같아서
그냥이라는 말 같아서
눈먼 참깨를 먹는다

[박현구]
2018년 월간 『시문학』 등단.
시집 『손이 많이 가는 남자』 (시문학사). 『눈먼 참깨 떼먹기』 (시산맥)
제22회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시 부문),
이어도문학상(동상) 등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