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보다 먼저 움직인 이탈리아: AI 경찰 감시·기업 증거 제출 의무화, 한국 기업은 준비됐나

국가법으로 EU AI법 조항 구체화한 제160호의 핵심

일상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증거 공개 의무와 경찰 운영 변화

한국에 주는 시사점: 조기 법제·감시체계 설계의 필요성

국가법으로 EU AI법 조항 구체화한 제160호의 핵심

 

2026년 9월 30일, 이탈리아는 EU 인공지능법(Regulation (EU) 2024/1689)보다 먼저 발동하는 국가 수준의 AI 책임 법제를 시행했다. 2026년 9월 9일 제정된 입법령 제160호(Decree 160/2026)는 AI 시스템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민사·형사 책임 규정과 경찰의 AI 사용 프레임워크를 명문화했다.

 

McDermott Will & Schulte가 2026년 10월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법령은 기업과 집행기관의 운영 방식을 구조적으로 바꿀 조치들을 담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규제 추가를 넘어 행정·법원 실무 전반에 즉각적인 변화를 강제한다. 핵심은 분명하다. 이탈리아 제160호는 EU AI법의 고위험 AI 준수 기한(독립형 시스템 2027년 12월 2일, 제품 내장 AI 2028년 8월 2일)보다 1년 이상 앞서 시행됨으로써, 이탈리아 시장에서 AI 제품·서비스를 운용하는 기업들이 EU 차원의 의무가 발효되기 전부터 법적 책임에 직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McDermott Will & Schulte, 2026-10-05; Regulation (EU) 2024/1689).

 

이탈리아에서 영업하는 다국적 기업이라면 EU 대응 로드맵과 별개로 이탈리아 국내법 기준을 즉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령의 내용은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민사 소송에서의 증거 확보 권한 확대다. AI 시스템 사용으로 인한 손해 소송에서 법원은 시스템 로그, 위험 관리 문서, 기술 문서, 인간 감독 조치 관련 자료 등을 당사자나 제3자에게 공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McDermott Will & Schulte, 2026-10-05).

 

주목할 점은 이 조항이 새로운 엄격 책임(strict liability) 원인을 신설한 것이 아니라, 기존 소송 절차에서 기술적 자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절차적 도구를 도입했다는 사실이다. 소송 초기 단계부터 기술 자료가 법정으로 유입될 수 있어, 기업의 내부 문서 보관·관리 체계와 계약상 비밀성 조항이 실질적 압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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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형사 규정의 신설이다. 법령은 AI 관련 새로운 형사 범죄 유형을 규정하여 악용이나 중대한 과실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McDermott Will & Schulte, 2026-10-05). 이에 따라 개발팀·운영팀의 의사결정 기록과 내부 감독 체계가 향후 형사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상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증거 공개 의무와 경찰 운영 변화

 

셋째는 경찰 활동에서의 AI 사용 제한과 인간 검토 의무화다. 경찰용 AI는 인간의 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로만 사용되어야 하며, AI가 생성한 결과에 기반한 조치를 취하기 전 자격을 갖춘 지정 인력이 문서화된 검토를 실시해야 한다.

 

검토 과정은 문서화되고 추적 가능한 형태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McDermott Will & Schulte, 2026-10-05). 이 규정들이 기업 운영에 전가하는 부담은 구체적이다.

 

로그와 위험 관리 문서의 공개 가능성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소송 대비 포렌식'을 염두에 둔 데이터 보존·접근 정책 수립을 요구한다. 반면 형사 책임의 가능성은 개발·운영 단계의 의사결정 기록과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행동을 유도한다. 경찰용 AI를 공급하거나 관리하는 업체는 교육·자격·문서화 절차를 별도로 갖춰야 하고, 검토 과정의 기술적 추적 가능성도 보장해야 한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특히 감사 추적(audit trail)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야 하는 중소 공급업체는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반론도 명확하다. 증거 공개 확대와 인간 검토 의무가 수사 효율을 저해하고 영업 비밀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산업계와 일부 법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반론은 몇 가지 사실을 간과한다. 증거 공개 명령은 법원의 재량 아래 제한적으로 집행되며, 인간 검토 기준은 자격 요건과 문서화 수준을 규정함으로써 자의적 오남용을 줄이는 구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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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책임 가능한 운영'을 강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AI 서비스에 대한 시장 신뢰를 높이는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도 반론의 약점이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조기 법제·감시체계 설계의 필요성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탈리아 제160호가 한국 기업과 정책 당국에 주는 함의는 세 가지다. 우선 경찰 등 공공 영역에서 AI를 도입할 때 사전·사후 검토와 문서화 표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업 대상의 증거 제출·로그 보존에 관한 법적 절차를 정비하여, 국내 소송·행정절차에서 기술적 자료의 취급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EU 외 국가의 선제 규제 도입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국내 규제·산업 지원 정책을 유연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이탈리아 제160호의 시행일(2026년 9월 30일)과 EU AI법의 고위험 준수 기한(2027년 12월 2일, 2028년 8월 2일)을 함께 고려한 단계적 이행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이 현실적 출발점이다.

 

법제의 실무적 설계에서 놓치기 쉬운 점도 남아 있다. 공개 대상 자료의 범위, 기업 비밀 보호와 공익적 정보 공개의 경계, 인적 검토자의 자격 기준과 책임 소재 등은 법 문구만으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이 쟁점들은 향후 시행령·지침과 개별 처분 사례를 통해 구체화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과 공공기관은 내부 규정·계약·기술 설계 측면에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는 규제 준수 차원을 넘어 서비스 신뢰성 확보의 문제다. 이탈리아의 조치는 단순한 국내 규제가 아니라 EU 회원국 차원의 선도적 입법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EU 규범과 각 회원국의 구체화 입법 사이의 간극은 다국적 기업의 운영 리스크를 키우며, 이에 대응하려면 기술적 표준과 법적 절차를 동시에 충족하는 역량이 필수다.

 

한국의 규제 설계자는 기술적 투명성, 증거 관리, 공공 영역의 검토 절차를 중심으로 규범 틀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비해야 한다.

 

FAQ

 

Q. 이탈리아 입법령 제160호는 EU AI법과 어떻게 다른가?

 

A. EU AI법(Regulation (EU) 2024/1689)은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준수 기한을 독립형 시스템의 경우 2027년 12월 2일, 제품 내장 AI의 경우 2028년 8월 2일로 규정한다. 이탈리아 제160호는 이 기한보다 1년 이상 앞선 2026년 9월 30일 이미 발효됐다. EU AI법이 광범위한 규범 틀을 제시하는 반면, 이탈리아 법령은 민사 소송에서의 증거 공개 절차, 형사 범죄 유형, 경찰의 AI 사용 기준 등 구체적 실무 규정을 담았다는 점에서 보완적 성격을 갖는다. 즉, 이탈리아에서 AI 제품·서비스를 운용하는 기업은 EU AI법 준수 외에 제160호의 별도 의무도 즉시 이행해야 한다.

 

Q. 경찰 AI 인간 검토 의무화 조항은 기업에 어떤 실무적 영향을 미치나?

 

A. 경찰용 AI를 공급·관리하는 업체는 AI 생성 결과를 검토할 자격을 갖춘 지정 인력을 확보하고, 그 검토 과정을 문서화·추적 가능한 형태로 유지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납품 계약에서 교육·자격 기준·감사 추적 인프라를 포함한 포괄적 서비스 계약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검토 기록이 추후 소송이나 행정 감사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계약 조건과 책임 배분 구조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Q. 한국 기업은 이탈리아 제160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이탈리아에 AI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현지 법인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은 2026년 9월 30일 소급 적용 여부를 포함해 법령의 적용 범위를 우선 점검해야 한다. 시스템 로그와 위험 관리 문서를 소송 대비 수준으로 보존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경찰·공공기관 납품 계약에 인간 검토 의무 조항을 반영해야 한다. EU AI법 준수 로드맵과 별도로 이탈리아 국내법 기준을 충족하는 단계적 이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현실적 대응 방안이다.

 

※ 이 기사는 McDermott Will & Schulte의 2026년 10월 5일 보도와 Regulation (EU) 2024/1689의 규정 내용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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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12 02:10 수정 2026.10.12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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