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힘입어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정기예금 상품으로 대규모 자금이 흡수되고 있다. 현재 주요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40%에서 3.55% 사이로 집계되며, 일부 지방은행은 최고 연 4%에 근접하는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로써 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예금 선호 현상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금이 주식 시장에서 예금으로 이동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월 기준 1,005조원을 웃돌며, 7월과 8월에만 수십조 원 규모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앞으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변동성과 녹아웃 조건 개편으로 재설계 중인 지수연동예금(ELD)
한편, 원금보장과 함께 주가 지수에 연동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ELD)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ELD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억원 한도 내에서 원금과 이자를 보호받으며,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만기는 보통 6개월 또는 1년으로, 주가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여야 약정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녹아웃’ 조건을 갖춘 상품도 존재한다.
특히 지난해 ELD 상품 중 상당수가 코스피 급등으로 녹아웃 조건에 해당해 최저 금리 수준의 수익률만 제공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은 상품 설명 강화와 과도한 최고금리 경쟁 자제를 권고했다. 이에 은행들은 최고금리 인하와 함께 녹아웃 조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재설계 중이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수 연동 ELD는 유연한 녹아웃 조건을 바탕으로 연 3.41~3.71% 수익률을 제공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반영,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금융상품 변화
또 다른 투자형 상품으로는 하나은행이 한도 1,000억원으로 판매 중인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고수익추구형’이 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2.7%에 주가지수 상승분의 22%를 수익에 반영해 최저 연 2.7%에서 최대 연 11.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나, 주가가 일정 수준 초과 상승 시 최고금리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
2024년 8월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ELD 누적 판매 금액은 6조7천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대비 다소 줄었으나 증시 상황과 금융당국 지도에 따른 상품 구조 개편을 감안하면 꾸준한 수요가 지속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예금과 지수연동예금으로 대표되는 원금 보장형 고수익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현상은 조심스러운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 변동성 대신 안정적 수익과 자산 보호를 선호하는 분위기를 반영한다. 예금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금융상품이 점차 소비자 보호와 수익성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진화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목적과 위험 선호도를 명확히 한 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